주역강의 - 읽어보아도 좋고 어렵지 않은 책을 읽자

주역강의

서대원 저
을유문화사 | 2008년 01월

 

주말이면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KTX막차를 타고 어디든 가서 가져간 책을 행복하게 읽고 온다는 화장품 제조 사업을 하는 어떤 분이 추천해주길래 구입해 두었다가 읽고 있습니다. 총 600페이지 가량 되는데, 이제 200여페이지 읽었네요.

주역이라고 하면 그냥 점술가들이나 보는 책이 아닌가 생각해서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저자도 말하지만 주역은 그것 이상의 지혜가 담긴 추천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저자는 '좋아서' 주역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학문적인 접근이었다면 이 책을 읽기 쉽게 만들지 않았겠지요. 저자가 비록 이 분야의 박사도 아니고 교수도 아니지만, 수십년 간 고민한 결과라면 그에 못지 않은 성과를 내는 것은 자명한 이치로 생각할 수 있는데, 역시나 읽는 동안 해석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물론, 다소 지루한 서문이나 같은 이야기의 반복 등이 조금 거슬리긴 하였지만, '주역' 자체의 함축된 단어들이 갖고 있는 통찰력과 핵심을 찌르는 문구,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현실적인 처세에 대한 내용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과거 공자가 책의 끈이 닳아 세번을 다시 매어 읽었다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함축된 내용만큼 해석도 자기 멋대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없는 지식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한자들을 볼 때, 저자가 근거없이 해설한 책은 아니라는 점은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주역'의 난해함을 더 난해하게 만드는 기존의 책들이 많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얄팍한 지식으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책도 많을거 같습니다. 

주역강의를 읽다보니까,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실제 삶에서의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책이 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스쳐갔습니다. 그만큼 고전이면서도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찌되었든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부터 갈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기본부터 다시 갖추어 나가는 것인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서 탐욕이 기본적인 상식과 최소한의 양심조차 압도하고 있는 이유는 인문학적인 바탕없이 응용학문만 열심히 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고전이 읽어버린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덧글

  • 해뜬저녁 2011/09/08 16:32 # 삭제 답글

    덕분에 주역강의란 책을 읽어보고 싶게되었네요 감사합니다.
    한가지 마음이 쓰여 글을 남깁니다. 전체적으로 공감가는 내용이지만
    결론부분에 드시는 생각이 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사회가 응용학문만 열심히 하는 결과라 하셨는데 전오히려 인문학적인 부분이 더 대우를 받고 있는시대라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응용학문에 관심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면 좋겠구요~
  • 무재칠시 2011/09/13 21:21 #

    댓글 감사합니다^^ 인문학이라는 저의 표현이 적절했는지는 좀 더 생각해보아야겠지만, 저의 의미는 배운 것(기본적인 것들)을 실천하지 않음은 물론 조롱하는 세태를 한탄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만 보면 학교에서 배운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당하는 사회분위기 같은 거 말이지요.
  • 네오플랜 디자인 2012/02/16 04:10 # 삭제 답글

    이새벽에 갑자기 프랙탈구조가 재밌다고 생각하다가,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주역까지 왔습니다~~ 그러다 주역의 대한 여러분들의 블로그들을 보고 읽었습니다~~ 책을 찾고 있었는데... 바로 님이 추천하신 책으로 결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무재칠시 2012/02/16 16:11 #

    천만의 말씀을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 니벨 2012/02/19 22:47 # 삭제 답글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가히 본질을 꿰뚫는 말이죠.
  • 무재칠시 2012/02/20 15:39 #

    그새 깜빡 잊고 있던 구절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는 늘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혼란을 너무 괴로와할 것이 아니라, 궁하여 변하기 직전이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을 다스릴 수 있지 않을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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