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을 알게 되고 난 후, 오늘까지... 소녀시대

2008년 5월 경,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보다가, 우연히 당시 드라마의 OST였던 "만약에"라는 노래를 부르는 소녀를 발견했습니다. 어라? 노래를 좀 하는데?? 노래에 감정이 묻어나오네???

이미 소녀시대라는 이승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그룹을 알고 있었지만, 9명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부감이 있었지요. -> 이 부분은 지금의 소녀시대팬들 중 나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랬던 거 같고, 지금도 아이돌이라 하면 실력도 없으면서 소속사 자본을 바탕으로 떼로 나온다고 욕하는 사람을 종종 봅니다.

이후, 필수 코스인  "소녀 학교에 가다"를 보면서, 윤아와 유리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으며 9명의 이름을 외우고는 뿌듯해 했었지요. 

그 때만 해도, 소녀시대, 키싱유 등으로 히트곡을 내기는 했지만, SM팬들(대부분 여성팬) 내부에서도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보니, 드림콘서트 등에서 굴욕을 당하거나 SM콘서트에서 Complete를 부르는 모습이 왠지 자신없어 보이고 콘서트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나중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소녀시대 단독 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작은 소망을 가졌었고, 가수 태연의 솔로 CD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2009년 초 Gee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소원이 하나씩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09년 말 고대하던 단독 콘서트를 했고, 앙콜 콘서트까지 두 번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남의 콘서트에서 눈치보며 부르지 않고, 소녀들과 팬들만을 위한 Complete를 부를 때는 마치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기쁘고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소녀들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팬질 하는 지 자체를 모르던 남자들도 덕후로서 성장했고(?), 30대-40대 팬들은 사회경험을 토대로 "개념 탑재 팬"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만족해갈 무렵 제시카가 금발이 너무해라는 유명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소녀들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올려 주었습니다. 힘든 스케줄과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는 성실함으로 제시카는 극단과 비평가들의 호감을 얻어냈습니다. 

뜻밖에 리더 태연이 태양의 노래라는 뮤지컬에 연달아 출연하였는데, 알고 보니 본인이 전부터 원하던 일이라고 하길래, 역시 이 친구들은 나이만 어릴 뿐, 꿈과 희망을 일구어내고 노력하는 모습은 존경스럽다라고까지 표현해도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 이어서 수요일에도 태양의 노래를 관람했습니다. 그 사이 일본에서 발매된 영화도 보고 노래에도 조금 익숙해진 상태로 가게 되었지요. 슬픈 내용이면서 잔잔하게 아름다운 느낌으로 표현된 영화보다는 좀 더 재미를 추구한 면이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태연의 평소 느낌보다 약간 샤프한 음색에 가창력을 더하며, 영화에서 YUI가 부른 것과는 또 색다른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장르는 뮤지컬이지만, 태연이 솔로로 노래를 부른다는 면에서 보았을 때, 저의 두번째 소원(솔로음반)에 조금 근접한 것이어서, 뿌듯한 마음으로 감상하였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텐데, 덕후들조차 한번 가기가 쉽지 않을만큼 공연 회수와 자리가 제약이 많아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소녀들은 이제 20대 초반, 이미 성공을 거두었지만 큰 틀에서의 인생은 이제 겨우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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