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상도를 읽고 책을 읽자

상도 (전5권)
최인호 저 | 여백미디어 | 2000년 11월

최근 어느날 불현듯 생각이 나서, 책을 사서 읽게 되었습니다. 전에 TV에서 드라마로 나왔던 기억이 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아마)SBS의 여인천하와 같은 시점에 나왔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 때 시간이 나면 여인천하를 봤으니까, 상도는 보지 못했지요.

전에 다니던 직장이 경영이 악화되어, 퇴사 후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데, 우리 사업이 잘못된 원인이 무엇이었을까를 당연히 몇달간 생각하던 중에, 상인의 도를 알았던 거상 임상옥에 대해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임상옥은 저와는 한자가 다르며, 林씨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놀라기도 하고, 옛 고사를 자주 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비록 고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지만, 여전히 잘 알지는 못하므로)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상당히 밀도있고 긴박하면서도 생각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려는 저자의 뜻(이 있었는지 모르나...)이 느껴집니다.

요즘 역사 드라마가 많이 나오면서, 소설과 실제의 정사가 많이 헷갈리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디까지가 진실일까를 생각하게 되는군요. 홍경래와 김정희를 소설 속으로 끌어오면서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끝 무렵에 밝혀지는 큰 스님에 관한 이야기는 TV문학관 등신불(엄청 오래된 내용이지만, 최근 리메이크된 것도 봤습니다.)을 보면서 느꼈던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보통 장사를 한다고 하면, "꾼"으로 몰리기 쉽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들하지만, 일단 직업을 알게 되면 귀천을 따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간혹 자신의 일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직업의 천함과 무관하게 존경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한 면에서는 한낱 장삿꾼에 불과한 임상옥이 소설에서처럼 존경받을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그의 삶 자체가 구도의 길이었고 사람을 얻고 의를 지키는 삶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십년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십칠년의 직장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있는 저에게 이 소설은 한발 더 물러날 것을 말하는 듯합니다. 그 동안 회사에서는 늘 현실의 일을 열심히 하여 잘 마무리하였는지 몰라도, 그로 인해 많은 인재들을 잃고 이제는 사업마저 망하였습니다. 나를 위해서는 좋은 시간이었겠지만, 과연 누구를 위해서 열심히 한 것인지 생각을 해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과연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소설의 주인공처럼 사람을 얻고 도를 깨우칠 수 있는 것일까요...

(저의 YES24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